어린이책 읽기/아동소설

아무도 모르는 작은 나라

 

나의 작은 산, 당신은 당신의 작은 산을 가지고 있나요? 

전쟁으로(태평양 전쟁) 아버지를 잃은 청년은 모든 것이 부서지고 사라진 도시에서 소년 시절의 가장 아름다운 추억 나의 작은 산을 떠올린다. 삼나무 숲을 지나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곳, 시골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듬직한 동백나무와 밝은 햇살이 비쳐 반짝거리는 숲, 머위 향이 가득한 맑은 샘 그리고 신비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이 작은 산은 소년에게 세상에서 가장 평화롭고 자유로우며 안전한 장소였다.

어린 시절의 약속대로 나의 작은 산으로 되돌아온 청년은 작은 산의 진짜 주인이자 신비한 이야기의 주인공이기도 한 작은 도사(코로보쿠루)들과 만나게 되고, 그들의 믿을 수 있는 친구이자 든든한 아군이 된다.

그리고 청년과 작은 산의 작은 역사가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작은 도사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인간 주변에서 살아 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작은 도사들이 인간들이 눈치챌만한 어떤 단서도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도 먼 옛날에는 지금보다 훨씬 느긋하고 훨씬 즐겁게 살았어. 인간을 무서워하지도 않았지.”

 꼬마 도사들을 작은 산 속 땅 밑으로 몰아넣은 것은 난폭하고 욕심 많은 인간들이었다. 많은 돈을 벌 구경거리로 삼기 위해 덫을 놓고 작은 도사들을 붙잡으려 했다. 그때부터 작은 도사들은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꼬마 도사들의 터전인 작은 산을 위협하는 인간들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자신들만의 힘으로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것을 깨달은 작은 도사들은 단 한 사람이라도 자신들을 이해하고 알아주는 사람을 골라 아군 또는 친구로 삼기로 한다.

 그렇게 작은 도사들에게 아군으로 선택된 청년(이후 키다리씨)은 작은 도사들의 조상이자 아이누족 전설로 내려오는 코로보쿠루에 대해 알아내고, 작은 도사들(이후 코로보쿠루)<화살표 끝의 코로보쿠루 작은 나라>를 세운다. 나라 이름과 함께 국기와 지도를 만들고, 학교를 세워 글을 가르치고 코로보쿠루 나라에 닥친 사건들을 해결하며 그들의 역사를 기록한다. 그 기록들이 우리가 읽고 있는 이 이야기, 모든 것인 작은 코로보쿠루 시리즈의 사초(史草)가 된다.

 

어린 시절 자신의 산을 꿈꾸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민첩하고 지혜로운 작은 친구들은 아니더라도 상상 속 비밀 친구들과 함께 이불을 덮어쓴 책상이나 농장을 작은 산 삼아 놀았던 기억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무궁무진한 모험이 펼쳐지지만 두려움보다 편안하고 즐거운 나의 세상. 어른이 된 후에도 그 세상은 사라지지 않고 마음 속 어딘가에 남아 메말라가는 우리를 위로한다. 마음 속 작은 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키다리 씨가 되어 이 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될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면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을 계획이라면 적어도 5학년 이상의 아이들과 함께 읽는 것이 좋다. 1, <아무도 모르는 작은 나라 이야기>로 시작해 적어도 3편까지 이어서 읽기를 권한다. 아이들은 1권보다 2권을 더 재미있어 한다. 1권이 이야기의 시작에 해당되는 '발단' 부분이라면, 2,3권은 코로보쿠루들을 중심으로 흥미진진한 사건이 벌어지는 '전개, 절정' 부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다만, 논장에서 출판된 이 시리즈는 현재 대부분 절판이 된 상태라 책을 구하기 어렵다. 한 두 권이라면 구할 수 있으니, 아침 독서 시간 등을 이용해 한 학기나 일 년 동안 꾸준히 교사가 이야기 들려주듯 조금씩 읽어주는 것은 어떨까?

 1권을 처음 읽었을 때, 작가가 묘사하는 작은 산 주변이나 시골 마을이 머릿 속에 잘 그려지지 않았다. (두 번째 읽으니 좀 감이 잡혔다.) 삽화를 참고하거나 아이들이 생각하는 작은 산을 그려서 함께 감사하는 것도 좋겠다. 이 책과 관련된 자료를 찾다가 이 책을 읽고 목공 활동과 연계해 코로보쿠루의 집이 들어간 벽시계를 만드는 수업을 발견했다. 좋은 아이디어인데, 적어도 이 활동을 하겠다면 2, <콩 알만 한 작은 개>까지는 읽고 하는 것이 더 좋겠다.

이 시리즈는 총 다섯 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른 책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써서 올릴 계획이다. 다만 이 책은 각 권이 개별적인 사건을 다루지만 순서대로 읽는 것이 재미있다. 5권까지 읽어보면, 액자 구성의 전개를 통해 독자인 가 책 속 세상의 일부가 되는 듯한 독특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고개를 돌려 어딘가 숨어서 지켜보는 코로보쿠루를 찾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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